커뮤니티-여성육아 > 학교이야기 > 아이를 기다려 주지 않는 교육

본문 바로가기
학교이야기

아이를 기다려 주지 않는 교육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교육 작성일09-12-04 17:29 조회1,080회 댓글0건 내용복사  즐겨찾기 

본문

아이를 기다려 주지 않는 교육

 세계에서 가장 빨리 기저귀를 떼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고 한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 전문 기관인 BAI 글로벌이 최근 세계 11개국의 0~4세 아기를 둔 엄마 3천4백77명을 대상으로 배변 훈련을 마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23개월로 우리나라가 콜롬비아와 함께 가장 짧았다.
각 국별 조사 결과를 보면 멕시코 24개월, 스페인 26개월, 미국 27개월, 아르헨티나 28개월, 프랑스 29개월, 이탈리아 30개월, 호주와 영국이 각각 31개월이었다. 배변 훈련 기간이 가장 긴 나라는 독일로 33개월이 소요됐다. 배변 훈련이 끝나 기저귀를 뗀 유아가 밤에 이불에 오줌을 싸는 비율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5개국을 대상으로 배변 훈련이 끝난 아기가 2주 동안 이불에 몇 번이나 오줌을 싸는가 하는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평균 0.2회로 가장 적었던 것. 이에 비해 콜롬비아는 0.5회, 아르헨티나는 0.6회, 멕시코 0.7회, 마지막으로 호주는 0.8로 나타났다.
한편 오줌이 기저귀 밖으로 새는 것이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하기 때문에 귀찮고 성가시냐는 질문에는, 프랑스 엄마들의 66%가 ‘그렇다’고 대답한 데 비해 우리나라 엄마들은 불과 9%만이 ‘그렇다’고 대답한 것. 그만큼 아이가 오줌을 싸도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배변 훈련은 생후 18개월부터 24개월 사이에 하는 것이 적당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정한 나이가 되었다고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고, 몇 살까지는 대소변을 가려야 한다는 정해진 기준도 없다. 예닐곱 살 먹은 아이들 중 기저귀를 찬 아이가 없듯이 신체나 정신에 다른 문제가 없다면 그저 때가 되면 가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 부모들의 ‘빨리빨리 교육관’이 아이들의 배변 훈련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줌을 싸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귀찮게 여기지 않으면서 기저귀를 서둘러 뗀 이유를 다른 말로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얼마나 교육에 열성적(?)인가에 대해서는 또 하나의 예를 통해서도 들여다 볼 수 있다. 한국 아동학회가 펴낸 《2001년 아동발달백서》를 보면 만 1세 때 글읽기를 가르치는 비율이 27.3%이고, 쓰기는 11.4%나 된다고 한다. 글읽기를 가르치는 것도 5세 정도에 84%가,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3세에 52.7%가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한글 떼기를 일찍 시작하다 보니 3세 아이의 24.3%, 4세 아이의 44%, 5세 아이의 76%가 혼자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통계다.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언어 습득 장치를 지니고 있으며 2세 때까지 가장 활발하다가 5~6세가 지나면 약해진다. 하지만 글자를 가르치는 적기는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나타낼 때’라고 말한 언어학자 촘스키의 연구를 무색케 하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초등학교에 가서나 ‘기역, 니은, 디귿…’을 배우던 기억은 이제 고리짝 시절의 낡은 이야기가 된 셈이다.


아이의 잠재력은 깨지기 쉬운 ‘보석’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우리 아이가 성장해 제2의 아인슈타인이나 에디슨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남들보다 한 글자라도 많이 알고, 한 가지라도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 만도 하다. 하지만 글을 배우고 대소변을 가리는 것의 주체는 엄마가 아닌 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엄마가 성화를 부리고 야단을 침으로써 남들보다 좀 빠르고 나을지는 몰라도 이를 강요받은 아이는 배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남들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경험하게 될 게 뻔하다.
최근 소아정신병원에 3~5세의 아이들이 유사자폐증이라는 병을 안고 찾아오는 예가 급증하고 있고, 비디오 증후군이나 학습지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심심치 않게 출현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의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추측할 만하다. 더군다나 조기 교육의 효과는 아직 정확히 검증되지 않아, 18개월 이전부터 대소변 훈련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4세가 되도록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가 하면, 거꾸로 2세 이후에 훈련을 시작해도 일 년이 채 가기 전에 잘 가리게 되는 아이가 있다. 또한 또래보다 말을 빨리 시작했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 학습적 언어 장애라는 판정을 받기도 한다.

아이에게 조기 교육을 시키느냐 마느냐는 온전히 부모에게 달려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어떤 교육이든 때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때는 아이가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되어있느냐는 전제를 달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잠재력은 깨지기 쉬운 ‘보석’과 같아 그래서 아주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다뤄줘야 함을 잊지 말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터넷언론사 등록정보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아00028

제호 : 장유넷

등록년월일 : 2006-06-09

발행년월일 : 2006-06-09

편집인 : 박동현

편집인 : 박동현

사업자등록정보

주소 : (50989) 경상남도 김해시 번화1로84번길 34, 305호(대청동, 네오프라자)

사업자등록번호 : 615-81-44060

상호명 : 주식회사장유넷

TEL : 055-313-9924~5

FAX : 055-313-9922

E-mail : jsinmun@daum.net

웹하드 : 바로가기(jangyunet/3139924)

계좌번호 : 농협 817041-51-002964


Copyright © 2003-2012 by Jangyu.net All Rights Reserved.
* 장유넷의 모든 내용과 포맷의 저작권은 주식회사장유넷에 있으며 무단 도용을 금합니다.*
Since 1997. 07

40662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