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새로 나온 2010년 달력을 살펴 보고는 한숨부터 내뱉은다.

▲ 2010년 2월 달력

공휴일과 일요일이 대부분 겹치는 통에 주말이 아닌 '빨간 날'을 모두 세어 봐도 8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경인년(庚寅年)인 2010년에는 올해보다 이틀이 많긴 하지만 현충일·광복절·개천절·성탄절 등 많은 공휴일이 주말과 겹쳐 직장인들의 실망도가 어느 해 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달력을 살펴보니 설날(2월14일)이 일요일이라, 구정 연휴가 토요일(13일)과 월요일(15일)을 합쳐 사흘뿐이다.

현충일(6월6일)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도 모두 일요일이다. 그나마 5월에 어린이날(5일·수)과 석가탄신일(21일·금)이 있어 위로가 된다.

하지만 6월부터는 추석 연휴 사흘(9월21~23일)을 제외하곤 주중 휴일을 찾아볼 수 없다. 성탄절마저 토요일로, 주5일 근무를 하는 직장에선 어차피 쉬는 날이다.

이처럼 14일의 공휴일 중 6일이 토요일, 일요일과 겹치면서 2010년 실제 공휴일은 112일로 줄어든다. 그나마 올해 110일보다 길어졌다는데 위안을 삼아야 할 정도다.

우리나라는 토·일요일 104일과 공휴일 14일을 합쳐 매년 118일을 쉴 수 있으나 최소 3일, 최대 8일의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치면서 사실상 휴무일은 110~115일이다. 일본 119일, 중국·대만·홍콩 120일 등 아시아권 국가보다 적다.

정부가 이처럼 줄어드는 공휴일 제도를 근로의욕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건전한 여가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범위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대체휴일제 도입이다.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전날이나 다음날을 휴무를 보장하는 제도로 미국, 일본, 대만, 홍콩, 러시아 등이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공휴일 확대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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