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겨울 모습을 하고 있는 천변의 모습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 지키기, 마스크 쓰기 등등 우리의 생활은 여러 가지 불편함의 설물에 시달리고 있다. 어디를 잠시 다녀오고 싶어도 늘어나는 확진자의 정보가 안전 문자를 통해 폰에서 울려대니 어디 맘 놓고 다녀올 만한 곳도 없어 보인다. 하도 갑갑해서 무작정 나선 묻지마 드라이브(목적지 없이 내비게이션도 켜지 않고 길 따라 거침없이 드라이브)를 하다가 천변에 급히 주차를 했다. 차마 믿기지 않는 풍경을 만났기 때문이다.
▲멀리서 바라본 오징어 덕장의 모습
철봉 같은 조형물에 빨래가 뭐 저리도 많이 널렸나 했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드러난 실체는 바로 오징어들이었다. 말로만 듣던 오징어 덕장이었다. 반백년을 김해에 살면서 들어본 적도 없는 덕장이 내가 사는 곳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잘 건조되고 있는 오징어들
빼들빼들하게 잘 말라가고 있는 오징어들이 겨울의 된바람 속에서 재탄생의 꿈을 꾸며 주렁주렁 매달렸다. 동해안으로 가야 볼 법도 한 덕장이 이곳에 있다는 것은 바람, 기온, 습도 등 덕장의 조건에 안성맞춤이겠기에 위치함이지 싶다.
▲겨울 햇살과 바람 속에서 건조되는 식감 우수한 반건조 오징어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오징어를 즐기는 민족도 드물지 싶다. 해양수산부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01년 이후 국내에서 소비되는 수산물 중 품목별 1위 자리는 명태가, 2위 자리는 오징어가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징어 다리만 봐도 군침이 돌 정도로 먹음직스레 건조하고 있는 모습
까마귀 잡아먹는 도적이란 뜻에서 유래된 오징어는 타우린의 함량이 다른 어패류에 비해 2-3배나 많고 단백질이 수산물 중 가장 높은 오징어는 겨울이 제철로 회, 구이, 무침, 탕 등 다양하게 조리되는 대중적인 수산물인 오징어가 맛나게 마를 덕장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 편의 시가 떠올라 적어본다.
▲용도에 따라 건조시키는 모습이 다른 덕장의 풍경
[오징어 덕장에서 / 이정록]
다리 곧게 펴고
한곳으로 날아오르고 있다
햇살 반
얼음 반
한 가지에 목 걸고 있다
먹물 다 버리고
소금꽃을 피우고 있다
날개처럼,
나도 납작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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