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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이야기]젊은 농부들에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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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7-02 09:06 조회2,5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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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뜻을 가슴에 품고 농촌에 들어온 소중한 젊은이들이 사람 관계를 잘 풀어나가지 못해 애태우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농사일이야 스스로 조절하여 몸을 보살피면 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은 스스로 조절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우리 모두 신이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면 몸이 상합니다. 몸과 마음이 상하면 농촌이고 도시고 아무데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귀농하여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백번 천번 했다 하더라도 한두 번 잘못하면 이런 말이 오래도록 따라 다니는 게 농촌입니다. "저런, 그러면 그렇지. 객지서 온 놈들은 어쩔 수 없어.", "버릇없는 놈들, 도시에서는 저렇게 가르치나." 그 소문은 이웃 마을뿐만 아니라, 그 다음날 면사무소까지 퍼져 나갑니다.

가끔 이웃들이 생산한 물품을 팔아주거나, 농사일을 거들어 줄 때도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누군 도와주고 누군 도와주지 않으면 결코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웃이 찾아와서 다른 이웃을 험담할 때는 절대 맞장구를 쳐서는 안 됩니다. 맞장구를 치면 몇 시간 뒤에 바로 그 사람 귀에 들어갑니다. 슬쩍 마음을 떠보거나 농담 삼아 남의 욕을 하는 척 했을 뿐인데, 그걸 진짜로 알고 맞장구를 치면 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가만히 듣고만 있는 게 가장 슬기로운 방법입니다.

한두 번 실수도 오래 따라다니는 농촌

사람들은 '다르다'는 말과 '틀리다'는 말을 생각 없이 쉽게 씁니다. '다르다'는 말은 '같지 않다'는 뜻이고 '틀리다'는 말은 '맞지 않다' '정답이 아니다' '옳지 않다'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다르다고 말해야 하는데도 틀리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다릅니다. 천성도 다르고 핏줄도 다릅니다. '다르다'는 말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다르다는 말은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 집 작은아들 녀석은 몸을 움직이는 일에 관심이 많고, 큰아들 녀석은 철학과 문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녀석들이 만나기만 하면 밤새 웃고 떠들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걸 보면 신비스럽습니다. 아, 다르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싶어서 살맛이 절로 납니다.

다르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것입니다. 우리가 모두 똑같이 말하고 똑같이 생겼으면 무슨 재미로 살겠습니까. 나무도 꽃도 풀도 돌도 이 세상에는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한평생 살다보면 온갖 일이 다 일어납니다.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날은 하루도 없습니다. 문제가 없었다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속이지 말아야

다르다는 것이 사람과 자연을 못 살게 굴거나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도와가며 살아야 합니다. 저마다 조금은 다른 뜻을 품고 농촌에 들어온 사람들끼리 서로 질투하고 '피해의식'에 젖어 등을 돌리고 사는 모습을 가끔 봅니다. 때론 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절로 듭니다. 사람이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고서야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과 어울려 오래도록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은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속이지 않으면 됩니다.

다르다는 것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가 갈라져서도 안 되고, 가정이 무너져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합니다. 다르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습니다.



/서정홍(농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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