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대입 전체에 걸친 입시방식의 변화가 초·중학생의 독서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작정 많은 양의 책을 읽는 다독왕보다 뚜렷한 목표에 맞춘 효율적 독서방식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학생 스스로 독서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적성을 찾고 진로를 탐색했다는 증거자료도 입시전형이 요구하는 서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초등 다양한 직업군 살핀 뒤 부족 적성 보완

초등 저학년에겐 직업에 관한 올바른 개념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독서를 지도한다. 한우리독서논술연구소 이언정 선임연구원은 “초등학생들과 토론 수업을 하다보면 직업의 종류를 잘 모르는 것은 물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 최고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직업을 알려주는 책을 읽은 뒤, 역할놀이를 통해 긍정적인 사고를 키워보라”고 권했다.

직업 관련 책을 읽은 뒤엔 옛날과 오늘날, 미래의 직업을 큰 도화지에 그려보면 좋다. 구체적인 개념을 머릿속에 그리는데 유용하다. 저학년은 위인전을 읽은 뒤 엄마와 함께 해당 위인의 직업을 활용한 역할놀이를 할 수도 있다.

편독(한쪽으로 치우친 독서)은 금물이다. 초등학생 시기는 모든 분야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관심있는 진로분야 외에도 아이가 몰랐던 직업 관련도서를 고루 읽도록 지도한다.

아이의 성향을 다중지능이론을 활용해 파악한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책을 권하는 것도 방법이다. 에듀모아 남소연 학습 컨설턴트는 “언어지능쪽 발달이 부족하다면 연설가·방송기자 등과 관련된 도서를, 음악지능이 부족하다면 음악가와 관련된 책을 읽게 해보라”고 권했다.

연설가와 관련된 책을 읽은 뒤엔 직접 가족 앞에 서서 연설가처럼 책의 내용을 발표하게 한다. 기자와 관련된 책을 읽은 뒤엔 책의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써보게 하는 것도 아이의 흥미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중등 5단계 독서 로드맵으로 구체적 진로 탐색

중학교 시기는 진로를 탐색하는 적기다.이때 탐색한 다양한 직업정보를 활용해 고교시기에 진로를 결정하고, 대학교에 입학해서 해당 진로를 전문화시키기 때문이다. 임성미 독서교육전문가(사진)는 “꿈이 없는 아이일수록 책을 통해 진로에 대한 간접경험과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며“초등 고학년 때 진로에 대해 막연한 인식을 가졌다면, 이 시기에는 자신의 적성과 꿈을 명확하게 찾는 연습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씨는 연습방법으로 5단계 독서 로드맵 짜기를 추천했다. 삶과 배움의 의미를 추상적으로 그려나가는 단계부터 시작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군의 특성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방식이다.

고교 진학 후 결정하게 되는 문·이과 선택 방법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대목이다. 성적에 따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진로와 관련한 다양한 책을 먼저 읽은 뒤 장래희망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 임씨는 “흔히 수학을 잘 하는지, 국어를 잘 하는지 성적을 기준으로 문·이과를 결정한다”며 “평생을 좌우하는 진로 결정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진로를 결정할 때 성적은 가장 나중에 체크할 부분”이라며 “자신의 진짜 적성과 현재 성적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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