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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대충, 너무 급하게 읽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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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맘 작성일10-10-26 13:53 조회1,319회 댓글0건 내용복사  즐겨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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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대충, 너무 급하게 읽는 아이

학부모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아이들이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책을 대충 읽고, 급하게 읽고, 성의 없이 읽고, 읽어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것 같고,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대개의 아이들이 급하게 읽습니다. 어른보다 빠른 속도로 읽습니다. 오죽했으면 초등학교 1,2학년 <읽기> 교과서에 ‘소리 내서 읽어보자’는 말이 자꾸 나오겠습니까? 이 시기의 아이들은 대체로 이렇게 읽습니다. 아이가 의도적으로 대충 읽는 것이 아니라 책 읽는 기술이 아직 이 정도밖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리 내서 읽어보면 아이들이 엉망으로 읽을 때가 많습니다. 조사 한두 개 바꾸는 것은 기본입니다. 간혹 얼토당토 않는 단어가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정상입니다. 아이들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정독하지 못할 뿐입니다. 마음의 속도와 읽기 능력에 차이를 좁히지 못했을 뿐입니다. 마음은 빠르게 읽고 싶은데, 실제 읽기 능력은 못 따라가고, 그래서 대충 읽는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러한 단계를 거칩니다. 그러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급해 빠르게 읽어나가지만 아이들 눈에 그 모든 정보가 다 들어오지 않습니다. 띄엄띄엄 들어옵니다. 문장에 빈자리가 생기는 거죠. 그 빈자리를 두뇌는 재빨리 채웁니다. 우리 두뇌는 빈 곳을 용납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눈에 맹점이 있습니다. 두 눈을 통해 사물을 바라볼 때 보이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생 그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눈앞의 모든 것이 연속된 것처럼 보입니다. 두뇌가 그 빈곳을 주위 이미지로 덮어버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 두뇌는 빈곳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문장을 띄엄띄엄 읽어도 마치 모두 읽은 것처럼 느끼는 것도 바로 두뇌가 그 빈곳을 순식간에 채워버렸기 때문입니다. 띄엄띄엄 읽으며 그 빈곳을 엉뚱한 내용을 채워가며 읽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소리 내어 책을 읽어보면 조사가 바뀌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엉뚱한 단어가 튀어나오기도 하는 겁니다.

강연 때 우리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을 들라고 하면 몇 분 안 듭니다. 이 정도 되면 손을 든 그분의 아이들이 오히려 비정상처럼 보입니다. 어느 특정 시기에 책 읽기가 제대로 안 된다고 해서 정상 비정상으로 속단하면 안 됩니다. 독서 능력의 발달 과정은 아이마다 개인차가 매우 크며 부모의 역할과 환경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그 발달 속도가 다릅니다.

책 읽는 과정에서 정독하지 못하는 시기를 거치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능하다면 정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독해력이 생기니까요. 대충 읽을 때 책의 내용을 완전히 독해할 수 없습니다. 감동이 없습니다. 줄거리만 겨우 기억에 날 뿐입니다. 늘 피상적인 이해 수준에 머물게 되고, 보다 수준이 높은 책 읽기로 발전이 되지 않습니다. 다독이 분명 필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아무리 다독해도 독해력이 향상되기는 어렵습니다. 독해력은 책 읽는 능력을 뜻하지만, 책을 제대로 읽는 과정에서 독해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독해력은 ‘빈익빈부익부’라고도 합니다. 독해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더 많은 책을 보게 되고 수준이 높은 책을 읽음으로써 독해력이 더 커지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점점 책을 덜 보게 되어 독해력이 늘 제자리이거나 퇴화되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독해력이란 무엇인가?

독해력은 책을 읽고(독) 이해하는(해) 힘(력)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이해하는 힘입니다. 소리 내어 또박또박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어느 만큼 이해했느냐가 독해력의 수준을 가늠합니다.

읽은 글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능력을 사실적 이해 능력이라 합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이 뛰어나면 글 내용을 요약하거나 주제를 잘 잡아냅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은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책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라면 잘 하는데 주제가 뭐냐고 하면 잘 모릅니다. 줄거리를 줄줄 얘기하면서도, 그래서 결국 어떤 이야기냐고 물으면 잘 대답하지 못합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이 부족한 겁니다.

사실적 이해 능력이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완전한 독해에 이르지 못합니다. 우리가 흔히 독서 지도에서 강조하는 ‘만약 네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니?’와 같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이를 비판적 이해 능력이라고 합니다. 또한 책을 읽으며 다음 장면이 어떻게 될까 추론하는 능력, 책 내용을 전반적으로 재구성하는 창의적 이해 능력 등이 모두 어우러져야 제대로 독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적 이해, 추론적 이해, 비판적 이해, 창의적 이해 등은 수능 언어영역의 평가 기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독해 능력은 책을 대충 읽어서는 길러지지 않습니다.

독서가 취미가 되기 위해서는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은 더 말씀 드려야 뭐하겠습니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요. 그런데 독해력은 책을 제대로 많이 읽을 때라야 길러지는 겁니다. 그런데 책 좋아하는 아이들 비율이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독서 환경이 훨씬 풍요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의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책을 좋아했는데 학교에 들어가고서부터 점차 책을 멀리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책이 그렇게 많은데 왜 책을 읽지 않을까요?

취미가 독서인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도 그런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잘 안 되죠? 그런데 취미가 뭔가요? 심심할 때 하는 무언가를 취미라 하죠. 시간이 날 때 즐겨 하는 것을 취미라 하죠. 그런데 솔직히 우리 아이들 요즘 심심하지 않아요. 시간도 잘 나지 않고, 겨우 시간이 나더라도 책보다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요. 그러니 심심하다고 해서 책장의 책부터 꺼내보는 아이들이 드문 겁니다. 아이들은 오로지 ‘재미’ 있으면 하고, ‘재미’ 없으면 안 합니다. 책보다 게임이 더 재밌고, 책보다 tv 보는 게 더 재미있고, 책보다 만화책 보는 게 더 재미있고, 책보다 그냥 누워서 멍하니 있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심심할 때 책을 보겠습니까?

재미도 없는 걸 하라고 강요하는 건, 좀 심하게 얘기하면 학대입니다. 주말 드라마를 몰입해서 보고 있는데 누가 책 읽으라고 하면 읽겠습니까? 우리 아이들이 지금 그런 상황입니다. 과거보다 훨씬 책이 많아지고, 책 읽는 환경이 좋아졌음에도 우리 아이들은 책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책보다 훨씬 강력한 재미를 주는 것들이 주위에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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