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경수 입니다.

카페 소식은 진즉 듣고도 짧은 인사 한번 드리고는 이제서야 다시 인사 드립니다.

1월은 인지도 올려야 된다고 캠프에서 소위 뺑뺑이 꽤나 돌려서 정신없이 보냈고,

이번달 들어서는 조금 나을려나 했더니 뜻하지 않게 경선을 하게 되는 바람에

또 여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가까운 분들 만날 때마다 마음 속으로 미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편하게 공천 받으면 될 걸 쓸데없는 고집 피워서 이 고생들을 하게 만들었나 싶어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때로는 직접 대놓고 원망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오히려 그래 주시면 맘은 되려 편해집니다. 차라리 대놓고 원망이라도 하고나면

속이나 시원할텐데, 겉으로 원망도 없이 묵묵히 고생을 참고 견디시는 분들을 보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우리 민주통합당의 다른 후보가 요청한 경선을 받지 말았어야 했을까? 고생하시는 분들을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돌이켜보고 또 곱씹어보아도

이렇게 가는 것이 '바로 가는 길'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통합당 공천이 아니라 대통령님의 고향 김해를 지켜내는 것입니다. 이 곳을 굳건히 

지켜내려면 우리 모두가 함께 마음을 모아서 가야 합니다. 마음을 모으기 위해서는 결과에 대해

누구나 깨끗하게 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당의 다른 후보님은 어려운 시기 당을

힘들게 이끌어 오셨고, 이번 선거에서도 저보다 일찍 나서서 열심히 시민들을 만나 오신 분입니다.

여론조사 지지율과 공천 심사위원회가 매긴 점수 몇 점 차이와는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한 역할을

해 오신 분입니다. 경선의 기회마저 드리지 않는다면 도저히 마음으로 승복하기 어려울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이치입니다.

결과에 대해 깨끗이 승복하고 패자는 승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정치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통령님은 2002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혹시 경선에서

질 경우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이인제 후보를 진심으로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스스로 되물어 보고, 결심이 섰을 때 비로소 경선에 나섰다고 합니다.

배운대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셨을까, 제가 어려운

상황이 되면 항상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는 질문입니다. 당연히 경선으로 정정당당히 헤쳐나가라고

하셨을 겁니다. 당신이 그렇게 하셨듯이...

힘들고 어려운 길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예상했지만, 막상 경선을 하기로 하고 나서보니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캠프 식구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오랫동안 경선을 준비해온 상대후보도

만만치 않은데다 혹시나 역선택의 우려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다들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다하다 너무 힘드니까

자연스럽게 저에게 원망도 털어놓곤 합니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통령님의 고향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한사람이라도 더 선거인단에 가입시키려고 애쓰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저 미안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정치인이 된다는 건 평생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신세지고 빚지며 사는 인생이 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 빚을 어떻게 갚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제대로 된 정치,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 정치, 언제나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정치, 늘 한결같이 초심을 잃지 않는 그런 정치하는 걸로 빚을 갚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시간에도 경선 걱정으로 날밤 새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곁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고, 또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늘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 김해에서 김경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