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업체들의 ‘무료배달’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쏘아 올린 무료배달 전쟁에 배달의민족에 이어 요기요까지 참전을 선언하면서 코로나19 사태 당시 벌어졌던 배달시장 무한경쟁의 2막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에선 배달앱 업체들이 무료배달에 쏟아붓는 막대한 비용이 장기적으로는 결국 점주가 부담하는 수수료 인상과 소비자의 음식값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앱 3대 업체 가운데 하나인 요기요는 5일 보도자료를 내어 “전국 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배달비 없이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배달비 0원’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요기요는 이날부터 자체 앱 내 ‘요기배달’(실속배달·한집배달)로 최소 1만5천원 이상만 주문하면 음식을 무료 배달한다. 묶음배달(실속배달)뿐만 아니라 한집배달(단건배달)의 경우에도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고객이 별도의 배달비 무료 쿠폰을 내려받을 필요도 없다.
요기요는 이에 더해 가게별 할인 쿠폰과 프랜차이즈 ‘즉시 할인’도 중복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기존에 가장 공을 들였던 무료배달 멤버십 요기패스엑스(X)의 최소 주문금액 기준(1만7천원)도 없앴다. 요기요 관계자는 “이제 월 구독비 2900원만 내면 요기패스엑스 해당 가게에서 횟수 제한 없이 ‘배달비 0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가게 쿠폰도 중복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요기요가 ‘무료배달’ 전쟁에 참전한 것은 경쟁업체인 쿠팡이츠와 배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부터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묶음 배달 서비스 무료 배달을 시작했다. 이어 배민 역시 지난 1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알뜰배달(묶음배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여기에 더해 한집배달엔 10% 무제한 할인쿠폰을 계속해서 발급하기로 한 바 있다.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공세에 나서면서 요기요는 배달앱 시장 2위 자리를 만년 3위였던 쿠팡이츠에 내줬다. 지난 4일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통계를 보면, 지난달 쿠팡이츠 앱 사용자는 649만명으로, 요기요 앱 사용자 598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1위인 배민은 2126만명이었다. 요기요가 업계 2위 자리를 내준 것은 쿠팡이츠가 지난 2019년 6월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처음이다.
한편에선 배달앱 3사가 무료배송이라는 극한경쟁에 나서면서 눈덩이처럼 늘어난 비용 부담이 점주들의 수수료 인상으로 전가될 수 있으며, 수수료 인상은 결국 음식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은평구에서 쭈꾸미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당장은 점주들의 매출이 늘고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배달앱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수수료나 광고비 인상에 나설 것”이라며 “수수료나 광고비가 인상되면 점주들은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어 결국 최종적으로는 이 비용이 소비자에게까지 전가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