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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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농협에돈있다 작성일12-09-14 09:08 조회704회 댓글5건 내용복사 즐겨찾기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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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 눈에도 걸인임을 짐작 할 수 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인아저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요!!
아직 개시도 못했으니까
다음에 와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 보는
아빠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아저씨는 그때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저어... 아저씨! 순대국 두 그릇 주세요"
"응 알았다...
근데 얘야 이리 좀 와 볼래"
계산대에 앉아 있던 주인 아저씨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음식을 팔 수가 없구나...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 든 아이는
주인아저씨의 말에
낯빛이 금방 시무룩해졌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예요..."
아이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보였다.
"알았다... 그럼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아저씨 빨리 먹고 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예요..."
잠시 후 주인 아저씨는
순대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국밥 속에 들어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앞 못 보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 주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근데
아저씨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줄께..."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이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 아저씨는 조금 전에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 볼 수가 없었다.
잠시 삶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사람은 귀천이 없으나
스스로를 귀하고 천하게 만듭니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
외모로 판단하지 않으시길 바라고...
여러분들의 일상의 행동이
이 아이의 효행처럼
세상에 좋은 빛이 되었으면 합니다...
댓글목록
우동한그릇님의 댓글
우동한그릇 작성일
예전에 감명깊게 읽었던
구리료헤이의 "우동한그릇" 만큼이나 감명깊게 읽었슴돠... 오늘 날씨와 잘 어울리는 글이네요...ㅠㅠ 푸하하 올림...훌쩍 |
추가로님의 댓글
추가로 작성일
타 작가의 글이 아니고 프라이데이가 쓴글이라면....
대박이네요... 소질이 충분히 있습니다...ㅎ 굳이 제목을 추천한다면 "순대국 한그릇" 으로 하고 내용도 약간 수정하면 한국의 구리 료헤이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ㅎㅎ |
왜님의 댓글
왜 작성일대부분 사람들은 눈에보이는 모습만보고 그사람을 판단할까요? 착하면 바보취급당하는세상 정말싫다. |
김기덕감독님의 댓글
김기덕감독 작성일
자신의 가치관과 인생관대로 살면 됩니다...
주위에서 뭐라하든.... 그래서 노는 물이 중요하다는 거죠...쩝 |
이거님의 댓글
이거 작성일
이거 "연탄길"에 나오는 내용같은데;;;
다들 독서 좀 하고 삽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