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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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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콩 작성일10-07-07 14:36 조회798회 댓글0건 주소복사  내용복사  즐겨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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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외동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 때쯤 되면, “왜 나에게는 동생(형, 누나)이 없는 거야?”, “다른 친구들은 다 형제가 있는데 왜 나만 혼자야, 동생 만들어 줘!” .. 이런 말들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정도 머리가 큰 다음에나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사실은 아이에게 있어서 동생을 본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며 결코 바랄만한 그런 일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철저하게 이기적이기 때문이지요.

‘이기적’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은 ‘순수함’의 다른 모습이지요. ‘순수함’, ‘순진 무구함’ .. 하면 아이들을 떠올릴 만큼 아이들은 순수의 결정체입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그러한 어릴 적의 순수함을 잃어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기심’의 측면에서 보면 이타심을 배워 가는 것, 즉 이기심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워 가는 것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기심을 조절할 수 없고 자신의 욕구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철저하게 이기적이면서도 철저하게 순수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미 아이가 아니지요. 사실 아이 시절에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채 너무 일찍 철든 아이는 성장하여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뿐 아니라 모든 것은 다 그때그때 있어야 할 모습대로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동생이 생기는 것이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닙니다. 부모와 세상 사람들의 모든 관심과 사랑을 혼자 독차지하고 싶은 이기적 욕구를 좌절시키는 달갑지 않은 존재가 바로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사랑을 똑같이 나누어주려고 하며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고 계속 주입시키려고 합니다. 아이가 불평하면 부모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유명한 공정함의 법칙을 들어서 아이를 설득시키려고 하지만, 이미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좌절을 주는 멘트인 것입니다. ‘열 손가락 중에 엄지손가락이 제일 아프단다’, ‘다른 손가락은 하나도 안 아파’ 이런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니까요. 아이시절의 그 순수한 이기심의 사전에 ‘나눔’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눔이 없었던 상태’, 동생이 생기기 이전의 그 행복한 에덴동산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이럴 때 아이들이 하는 말, ‘동생이 없어졌으면 좋겠어!’라는 등의 말을 부모들은 끔찍하게 잔인한 것으로 받아들여 걱정하기도 합니다.

부모는 이것을 어른의 시각으로 해석하여 ‘죽음’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아니! 얘가 동생이 죽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니..혹시 우리 아이가 인격적으로 뭔가 잘 못된 것이 아닌가.. 하면서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그런 심각한 죽음의 의미를 알지도 못하고 알 수 있는 능력도 없습니다. 그저 동생이 눈앞에 보이지 않고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을,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예전의 시절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표현한 것뿐입니다. 모든 권력자들의 야망이 그러한 것처럼,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듯이 아이의 순수한 이기심 속에는 두 개의 나뉘어진 사랑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항상 그러한 이기심에 상처를 주고 좌절을 안겨줍니다. 형제가 없이 아무리 행복한 에덴 동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외동 아이라 해도 언제까지고 그런 행복을 누릴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 유치원 가고, 학교 가고 하면서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 이 세상에는 경쟁자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은 부모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에게만 관심을 주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습니다. 결국 그러한 ‘나눔’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아이는 이기심을 억누르는 법, 이타심을 베푸는 법을 하나씩 배워 갑니다. 그렇게 아이는 점점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해 갑니다. 우리는 모두 이런 달갑지 않고 고통스런 과정을 거쳐서 어른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 첫 동생을 본다는 것은 아이에게 있어서 인생 최초이자 최대의 일대 시련을 맞보는 과정인 것입니다. 그래서 형은 그 동생을 마지못해서라도 인정하기 전까지 한바탕의 투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동생이 생긴 것도 일생 일대의 스트레스인데, 동생 괴롭힌다고 부모에게도 자꾸 혼만 나게 되고.. 마치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듯한 느낌을 가지는 것입니다. 동생의 입장에서는 태어나 보니 이미 형은 있었던 것이며 형이 없던 상태를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형의 입장에서는 없던 경쟁자가 생긴 것입니다. 누구의 스트레스가 더 클지 짐작이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 시기가 아이의 인생에서는 가장 괴롭고 슬픈 기억으로 마음 곳에 각인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슬픔을 겪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개 형은 동생보다 왠지 의젓해 보이지요. 단지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뭔가 형은 동생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형 만한 아우 없다는 말도 생겨났나 봅니다.

비슷한 연령의 두 아이를 함께 키우는 부모는 그래서 고생이 더 심하지요. 하지만 큰 아이의 이런 슬픔을 조금씩만 생각해 본다면 스트레스는 조금이나마 덜어질 것 같습니다. 어쨌건 부모가 아이의 심정을 이해해야지 아이가 그럴 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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