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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평화라는 유행가 가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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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12-13 10:22 조회4,0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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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근(자유기고가)

한국 정부가 신청한 월드컵 2022년 유치 실패 건은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유야무야로 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유치 실패를 맛본 미국과 영국의 반응과 카타르의 입장을 짚어보면 우리가 취한 태도의 취약점이 드러난다.

영국과 미국은 연일 카타르 선정 과정의 불투명성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의 런던 시장은 FIFA 일행에게 제공키로 한 호텔 방을 철수키로 할 정도로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다. 미국은 클린턴 전직 대통령과 현직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유치를 독려했다. 특히 미국은 1994년 미국에서 개최한 월드컵에서 역사상 최고의 관중과 경기 수입을 올린 실적을 내세워 2022년 유치 타당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했고 결과를 자신했던 것 같다. 그만큼 두 나라는 월드컵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반면에 카타르는 작은 국토 면적과 여름철 중동의 뜨거운 날씨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자 에어컨 시스템을 각 경기장에 설치하는 조건으로 천문학적인 오일머니의 소요를 장담했다. 축구를 통한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화해 제스처는 인상적이었다. FIFA의 회장으로서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블래터는 대륙간 개최를 천명하면서 자연스럽게 2022년은 아시아 대륙에 속한 나라로 굳어져 카타르의 선정은 예상되었었다. 블래터가 월드컵의 대륙간 분산 개최로 노벨 평화상을 노린다는 점은 카타르에 유리한 조건이었다.

도대체 한국은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위해서 월드컵을 다시 유치하겠다고 나선 것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1988년 올림픽을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함으로써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었다. 두 행사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을 두고 우리 스스로 기적의 연출이었다고 흥분을 했었다. 그 행사의 성공 요인은 우리의 손으로 이루었다기보다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냉전 국가인 한국에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하는 세계인의 지지 덕분이었다.

각국의 유치 열기에 비추어 이번 한국은 개인 정몽준 의원이 동분서주하는 모습 외는 보여준 것이 없었다. 대표로 참석한 4명의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경쟁국의 인사들에 비추어 중량감이 현저히 떨어져 비교가 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우리 정부의 지지가 충분치 않았음을 토로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경합을 벌이는 신청국 사이에서 들러리 역할에 만족한 것이거나 정 의원 개인의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막대한 국가의 예산을 사적인 목적에 유용한 사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 대표 4명이 제시한 명분인 평화 타령은 집행위원들에게 한물간 유행가처럼 들렸을 것이다. 두 차례 세계인의 행사에도 평화가 정착되기는커녕 남북한은 최악의 대립 상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전쟁의 위기 아래에서 한국 대표들이 이구동성으로 부르짖는 평화 타령은 그들에게 진부했을 것이다. 과거 두 번에 걸친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는 한국이 잘나서가 아니라 북한의 호전성을 매개체로 삼고 평화를 담보로 한 것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졌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세계인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또다시 평화의 카드를 들고 나섰으니 2022년 월드컵 유치는 예견된 실패였다. 그동안 남북한 간에 화해가 진전을 이루어 2022년에는 평양에서 월드컵 경기가 가능하다는 비전을 제시했더라면 집행위원들은 한국을 선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치기 소년이 된 한국은 앞으로 국제 행사 유치를 호소하면서 어떤 평화를 약속할 수 있을까.

 

[아침을 열며] 평화라는 유행가 가사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34745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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