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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 1천만 원으로 어디 갈 수 있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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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7-10-12 08:54 조회6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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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비 1천만 원으로 어디 갈 수 있나요?”
  • 수정 2017.10.11 11:04
  • 게재 2017.10.11 11:00
  • 호수 342
  • 1면
  • 심재훈 기자(cyclo@gimhaenews.co.kr)
▲ 어방지구의 한 세입자가 허름한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어방지구 도시개발 보상안 공고
저소득 세입자들 대책 없어 난감
높은 월세 감당 못해 매일 눈물만


어방지구에서 수십 년 동안 살아 온 영세 세입자들이 김해시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하는 도시개발사업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며 현실성 있는 이주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사업을 승인한 김해시와 사업시행자인 김해시도시개발공사는 법에 규정된 보상 이외에 추가적인 지원대책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김해시도시개발공사는 동김해IC에서 초선대 사이의 어방동 134 일원 8만 7690㎡의 농지와 대지에 부지조성비 298억 원을 투입해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어방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 7월 실시계획 인가를 승인했다. 김해시도시개발공사는 올해 안에 지장물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와 환지계획 인가 등 절차를 거쳐 내년 1월부터 보상을 한 뒤 2020년 준공할 계획이다.

김해시도시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개발 예정지에는 주택 소유자 17가구 44명, 세입자 25가구 46명이 살고 있다. 세입자 중 월세 거주자는 34명 정도다. 세입자 대부분은 일용직, 노점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저소득층이다. 어방지구가 미개발지인 덕에 임대료가 저렴해 이곳에 10~30년 동안 정착한 이들이 많다. 세입자들의 절반 가량은 여전히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샤워시설 없이 생활할 정도로 열악한 주거환경에 살고 있다.

시는 지난달 28일 보상계획을 공고했다. 세입자들은 1000만 원 안팎의 이주 지원비를 지급받게 된다. 법에 명시된 세입자 이주 지원비는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 가계지출비를 기준으로 4개월치다. 2016년 하반기를 기준으로 잡으면 1인가구 700만 원, 2인가구 1000만 원, 3인가구 1380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이사비가 일부 지급된다. 세입자들은 보상을 받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모(78) 씨는 단칸방에 거주한다. 그가 버는 돈은 한 달에 60만 원 남짓이다. 천식에 시달리는 그는 보증금 400만 원에 월세 15만 원을 내고 산다. 그는 남해고속도로 인근 도로공사 땅에 강냉이, 고추, 고구마, 감자 등을 키운다. 폐지를 줍기도 한다. 부산 구포시장에 난전을 펴 생계를 유지하는 이 모(64) 씨도 집을 어디로 옮겨야 할지 걱정이다. 이미 몇 달 째 월세도 못내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살고 싶어서 산 게 아니다. 가족을 책임지다 보니 이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집 상태는 좋지 않지만 저렴해서 이곳을 떠나지 못했다. 다른 지역에서 높은 월세를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해시도시개발공사는 환지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지주들이 동의한 상황에서 법에 규정된 이주지원비 외에 이주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해시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사업지구의 땅 일정 비율을 체비지로 받아 사업비를 환수한다. 이는 부지 조성, 사업 관리 등의 비용이다. 실제 이익은 지주들이 가져간다. 추가 보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시도 이들의 실질적인 이주대책 마련 요구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세입자들의 요구를 일부 반영해 주거이전비 부분에서 재량권을 발휘했고, 추가 대책을 마련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시민복지과 등 관련부서에 복지 관련 지원 방안을 알아볼 수 있지만 추가적인 이주대책을 마련할 관계법이 없다. 세입자들은 서울시 등의 세입자 지원책을 이야기하지만 시가 고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재량권이 다른 김해와 서울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가능한 내용은 수용하려고 노력하지만 법 테두리를 벗어난 요구까지 받이들이긴 힘들다"고 밝혔다.

올해 겨울이 지나면 떠나야 하는 세입자들은 마땅한 정착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실질적인 현장실사를 통해 사정이 열악한 세입자들부터라도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입자 박경화(50) 씨는 지난 6월부터 시와 도시개발공사 등을 찾아다니며 탄원서를 내고, 허성곤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통장과 개발위원장은 '이주비라도 주니 고맙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오래 살아 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막막할 수밖에 없다. 집주인 중에서 이 곳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한 달을 버틸 생활비도 벌기 빠듯한 세입자들이 사는 쪽방촌 같은 곳이다. 어떻게 다른 곳으로 이주해 30만~40만 원 하는 월세를 감당하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시와 도시개발공사는 사업이 환지방식이어서 개발 이익은 지주들이 차지한다면서 그들과 이야기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진행하는 시행자는 김해시도시개발공사이며, 허가 도장을 찍어준 건 시다.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뉴스 /심재훈 기자 cy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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