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제역으로 인해 매몰한 가축의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면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침출수 유입을 막기 위한 황토 차단벽을 만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남 김해시는 지난 4일 한림면 안하리 안하천 주변 양돈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축사 옆에 1천여마리를 매몰하고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천변을 따라 황토 차단벽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차단벽은 가로 2m, 세로 1.5m로 황토를 다졌으며 안하천 주변 60m에 걸쳐 설치됐으며, 가축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발생하더라도 인근 하천 유입을 차단하는 2차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차단벽의 재료를 일반 흙이나 콘크리트가 아니라 점성이 높은 황토를 사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점성이 높은 황토는 수분 이동을 차단하기 때문에 대규모 댐이나 제방공사에도 차단벽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됐다. 또, 황토를 사용해 비용이 적게 들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시는 매몰지에서 15㎞ 떨어진 진영읍 하계농공단지 조성현장에서 25t트럭 12대 분량의 황토를 옮겨와 차단벽을 조성했으며, 지난 4일 황토 차단벽을 설치한 곳에서 현재까지 침출수 유출이 10일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황토 차단벽을 적용하게 된 것은 매몰지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드는 사고를 겪었기 때문에 지난달 25일 구제역에 감염된 돼지 5천700마리를 매몰한 농장 주변에 위치한 주촌면 원지리 원지천에서 매몰 나흘 만에 돼지 피 등 침출수가 곳곳에서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는 9억원을 들여 침출수가 발생한 하천변 114~15m 높이의 콘크리트벽(그라우팅)을 설치하는 등 침출수 방지를 위해 고민하다, 이번에 황토 차단벽을 설치하게 됐다.

시는 낙동강변 저습지가 많은 한림면 일대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해 하천변 침출수 유출위험이 높아지던 상황에서 황토 차단벽이 침출수의 하천유입 차단에 일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하천변이나 저습지 등에서 가축을 매몰할 경우, 이 공법을 권장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매몰지 주변에 비닐을 깔거나 콘크리트 설치(라이닝) 작업을 하기 때문에 1차로 침출수를 차단하지만 황토 차단벽 등 2차 방어막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가축 매몰 매뉴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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