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두 해 이제 동지팥죽 먹는 일이 자꾸만 겁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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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짓날 밤 작성일12-12-21 01:52 조회378회 댓글0건 내용복사 즐겨찾기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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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밤에
동지가 가까워져 오면 하루가 다르게 밤이 길어진다. 밤이 긴 것이 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해만 빠졌다 하면 저녁술을 놓기가 무섭게 약속이나 한 듯 친구 집으로 모여들었다. 윷놀이도 하고 화투치기도 즐겼다. 머리 맞대고 숙제도 함께 했다. 내남없이 가난에 절어 있었던 시절, 긴긴 겨울밤 변변한 군입 다실 거리 하나 없었어도 또래끼리 모여서 보내는 그 밤이 그저 행복했었다.
한 해 두 해 나이테가 감겨 가면서 이제 동지팥죽 먹는 일이 자꾸만 겁이 난다. 밤이 길어가는 것도 점점 싫어진다. 팥죽 먹고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이 늙어져서 병마가 찾아오기 마련이고, 또한 우리네 인생살이를 하루의 시간으로 따졌을 때 밤은 곧 죽음과 맞닿아 있는 시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중략 .....곽흥열 수필가 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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