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뿐인 정략결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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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진영 작성일19-07-16 20:52 조회374회 댓글0건 내용복사 즐겨찾기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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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으로 이런 손장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면사포를 내리고
머리를 만져주고 있던 여자는 그런 나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몇 년 전부터 집안에
모임이 있을 때마다 나의 헤어나 메이크업을 담당해준 전속 아티스트라 우리 집 사정이나
"아버님, 죄송합니다."
내 앞으로 바짝 다가온 그는 뭐가 죄송하다는 건지 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양
해를 구하더니, 갑자기 나를 번쩍 안아들었다.
"뭐, 뭐예요!"
"도망갈까봐."
뭐?! 나는 생각지도 않은 말을 한 그의 품에서 발버둥 쳤더니, 웃는 얼굴로 강한 눈빛을
뿜어냈다. 젠장, 순간 움츠러들어서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융단이 깔린 긴 길을 걸어서 주례 앞에 내려주었다. 그리고 한껏 인상을 쓰고 있는
나의 머리에 곱게 씌워진 면사포를 들어올려 손가락으로 나의 양쪽 입꼬리를 살짝 올려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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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신부는 웃는 거예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 난다.
그는 주례의 헛기침 소리에 나의 몸을 틀어서 앞을 보게 해주었다. 나는 눈이 마주친 낯익
은 주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이 분은 다름 아닌 우리 학교 학과장이
었던 것이다. 얼마 전 나에게 학교 열심히 다니라는 부탁의 경고를 해주신, 마음만은 청춘
이라던 우리 과의 인기인이시다. 어찌 이 분을 모셔올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를 보고 웃으시는 분 덕에 조금이나마 미소지을 수 있었다.
주례의 짧은 설교가 끝나고 이것이 형식뿐인 정략결혼임을 확인 사살할 수 있는 질문이 똑
똑하게 들려왔다.
"신랑 서정후 군은 신부 류비원 양을 아내로 맞아 평생 아끼고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
그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식장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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