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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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4-04-12 17:06 조회762회 댓글0건 내용복사 즐겨찾기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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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노인
숱이 줄어 머리 온통 벗겨지니
나무 없는 민둥산을 꼭 닮았네.
모자를 벗으면 안 창피할까.
더더구나 빗질을 하면 뭐 하나.
귀밑머리와 수염만 없다면
참말로 늙은 까까중 같으리.
갓으로 대머리를 가리고
말 타고 마부까지 거느리고 갔네.
누런 옷자락을 양쪽으로 끌면서 가는데
벼슬아치 행차라 외치는 소리 길거리에 시끄럽네.
행인들은 사람을 잘못 보았나
허겁지겁 달려 서로 피하네.
실상은 망령되고 용렬한 이 사람
나라에도 아무 쓸모 없다네.
배 하나만 뚱뚱해 가지고
국록만 잔뜩 먹었을 따름.
내가 봐도 얼굴 참 두껍다 할 터
남들이 어찌 조롱 않겠나.
얼른 그만두고 들어앉아
잘못을 더하지나 말아야지.
-이 규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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