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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남녀탐구생활 - 남자의 뇌 여자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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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ㅋㅋ 작성일10-06-16 23:53 조회2,909회 댓글0건 주소복사  내용복사  즐겨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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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남녀탐구생활 - 남자의 뇌 여자의 뇌

축구공 하나에 열광하는 이유

 

드디어 월드컵 개막이 다가왔어요. 월드컵시즌만 되면 모두가 뇌가 축구공이 된 것 같아요.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여기서도 축구, 저기서도 축구, 선수얼굴은 커녕 이름도 모르던 엄마도 축구, 아빠도 축구, 친구도 축구, 모두가 축구이야기만 해요. 월드컵 남녀 탐구 생활, 월드컵을 맞이한 남자의 뇌, 여자의 뇌에 대해서 알아봐요.

 

그 첫 번째, 남자의 뇌.

 

 

 

남자들은 월드컵만 되면 모두가 축구 전문가예요.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되요. 어떤 때는 감독이 되고, 어떤 때는 기자가 되고, 어떤 때는 전력 분석관이 되어 전투모드로 돌입해요. 각종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과 건강정보까지 매일 수집하고 분석해요.

 

이를 토대로 베스트 11을 뽑아봐요. 박주영, 이동국, 김남일, 이청용, 박지성, 김동진, 기성용, 이영표.. 차두리를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후반에 투입하기로 해요. 교체멤버까지 모두 정하고는 그날을 기다려요. 그리스전에서 1, 아르헨티나는 조금 힘들 것 같으니 무승부, 나이지리아 1승하면 16강이 가능하다는 나름의 시나리오를 짜보면서 대한민국이 꼭 16강에 진출하기를 간절하게 바래요. 우리나라에 대한 승리 시나리오가 완료되면 이제 여유를 갖고 눈을 세계로 돌려요. 다른 팀을 분석하고 나름 우승후보를 정해요. 최다 골을 넣을 선수, 우승 할 것 같은 나라 영국의 도박사들 못지 않게 분석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짜곤해요.

 

친구들하고도 월드컵, 직장 동료들하고도 월드컵, 여자친구와도 월드컵. 온통 월드컵이야기예요. 양박쌍용이 있으니 든든하다느니, 박지성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부터 시작해서 이동국은 머가 문제고, 심지어는 자기가 군대에서 축구를 할 때 날리는 스트라이커였다는 등 모두들 한 전문가 되어 쉴새없이 이야기를 하며 내가 옳으니, 니가 틀리니 결국 내기를 걸어요.

경기 당일, 남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응원을 함께하기로 한 약속장소와 시간을 체크하고 하루 종일 머릿속으로 오늘 있을 경기를 나 홀로 플레이를 해요. 혹시라도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이긴다, 진다의 징크스가 있다면 하루종일 조심조심 살얼음판 걷듯 하루를 보내요.

 

드디어 퇴근시간. 일을 던지고 부리나케 약속장소로 향해요. 혹여라도 섹시한 월드컵 패션을 한 언니가 옆에서 같이 응원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골을 넣었을 때 얼싸 안아볼까 상상을 해보기도 해요. 드디어 자리를 잡고 경기가 시작되었어요. 공을 따라 시선이 오가며 온갖 험악한 말들이 난무해요. 시베리안 허스키, 시방새, 친근한 동물의 이름과 알파벳들이 거침없이 나와요. 예상 외로 경기가 잘 안 풀리거나 지는 날은 쉴새없이 삐리리삐리리한 욕들이 나와요.

 

경기에서 이긴 날은 기분이 최고예요. 버스위로 올라가고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해요. 모르는 사람하고도 하이파이브를 하던 중 마음에 드는 여성이 발견하면 하이파이브 한 손을 놓지 않아도 용서가 되는 날 이예요. 외국인과도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며 승리의 기쁨을 글로벌로 느껴요. 이 날은 술을 안 마셔도 술마신 것 같고 술을 마셔도 안 마신 것 같은 모두가 취하는 날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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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 번째, 여자의 뇌.

 

 

여자들은 월드컵이 다가오면 패셔니스타가 되요. 마치 경기 응원보다 누가 누가 더 튀나 경쟁을 하는 것 같아요. 오늘만큼은 내가 패셔니스타예요. 월드컵이 다가오면 응원복장을 어떻게 할지 가장 큰 고민이예요. 2002년도에 입던 티셔츠는 오~~! 2010년 쌈박하고 간지나는 공식티셔츠를 장만해요. 그냥 입을 수는 없어요. 먼저 온 몸에 맞도록 피팅하는 것은 기본이예요. 팔도 잘라서 민소매로 만들기도 하고, 과감한 언니들은 오프숄더를 만들어서 어깨를 드러내기도 해요. 태극기로 만든 탱크탑, 태극기 망또, 태극기 원피스를 만들어 입어요. 하지만 2%부족해요. 붓을 들고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시작해요. 붉은 악마 머리띠와 깜찍한 응원 도구는 엣지있는 응원을 위한 필수품이예요. 이 모든 것이 준비되면 이제 가슴 두근두근 결전의 그날을 기다려요.

 

월드컵의 그날을 대비하여 열혈 공부모드로 들어가기도 해요. 우리나라 선수들 이름과 프로필은 물론 우리 상대팀 선수들과 감독의 이름을 외우기 시작해요. 오프사이드, 핸들링 이런 축구 규칙과 상식들을 줄줄 꿰고 있어야 적어도 한 마디 아는 척은 할 수 있어요. 2002년에 잘 모른다는 핀잔 그대로 갚아주리라 마음 속으로 다짐하며 공부를 해요.

 

남자와는 다르게 여자들은 월드컵이 되면 다이어트 걱정이 늘어요. 월드컵 패션 때문이 아니예요. 야식 때문이예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경기는 모두 밤. 시작하기 전에는 응원을 잘하기 위해서 든든히 먹고, 응원 중간에도 에너지 보충차원에서 먹고, 끝나고는 뒷풀이로 먹고. 응원하면서 먹는 야식은 정말 꿀맛이지만 늘어나는 살들이 걱정이 되요. 응원을 하면서 칼로리 소비를 많이 해서 괜찮을 것이라 스스로를 위안하며 이 날 만큼은 마음껏 먹어줘요.

 

월드컵 기간에 찜질방 이용이 늘어나요. 밤늦게 까지 응원하다보니 차가 끊겨 찜질방에 가고, 늦게까지 경기를 보고, 복습하니라 쌓인 피로, 응원하니라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찜질방에 가고, 찜질방에서 안마의자에 앉아 안마를 받으며 다시 한 번 머릿속으로 골장면을 떠올리며 즐거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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