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 그여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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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리마 작성일11-02-07 00:25 조회1,138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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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 ♥
그녀가 또 늦습니다. 벌써 20분 경과.
이 지각쟁이! 게으름뱅이! 굼뱅이!
아마 학교 다닐때도 보나마나 지각 대왕이었을 겁니다.
안 봐도 다 알죠. 매일 아침마다 허둥지둥 헐레벌떡
막 뛰어오다가 내 앞에서 넘어진 적도 여러 번이거든요.
솔직히 말하자면 학교 다닐 땐,
나도 좀 유명했어요. '지각 윤' 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안 늦죠. 그건 소풍 가는 날
일찍 일어나는 거랑 비슷한 원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녀를 만나러 나오는 거니까.
그렇잖아요. 내가 늦게 나오면
그녀가 혼자서 길거리에 서 있을텐데! 그건 안 되죠.
그런데 요즘은 하도 그녀가 늦으니까'
나도 아예 10분쯤 늦게 나갈까'
그런 생각도 가끔 들긴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하염없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휴.. 문자 메세지나 한 통 보내 줘야겠습니다.
차가 막혀서 나도 20분쯤 늦을 테니까
천천히 오라고, 또 뛰어오다가 넘어지지 말라구요.
그 여자 ~ ♥
난 원래 지각 같은 거 안하는데
남자 친구랑 만날 때면 꼭 이래요.
나오려다 보면 앞머리가 이상하고,
나오려다 보면 눈썹이 짝짝이 같고,
또 나오려다 보면, 이번엔 신발이 너무 튀는 것 같고.
그렇게 현관을 몇 번 들락거리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리죠.
오늘도 20분쯤 늦었거든요.
약속 장소로 정신 없이 뛰어가는데
저만큼에, 전화기를 들고 있는
남자 친구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나 왔어~
막 소리를 지르려는데 메세지가 도착했어요.
그런데 내용이,
자기도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천천히 오라고.
바보같이.. 가뜩이나 미안해 주겠는데,
내 맘 편하라고 거짓말까지..
코끝이 시큰해져선 남자 친구의 등 뒤에 숨어
문자 메세지를 한 통 보냅니다.
있잖아, 난데, 지금 절대 뒤돌아보지 마.
돌아보면 나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확 녹아 버릴지도 몰라.
버튼을 꾹 눌러 메세지를 보내며
다시 한 번 결심합니다.
다음엔, 꼭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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