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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13,000원... _

페이지 정보

작성자 gether 작성일09-12-03 15:30 조회974회 댓글0건

첨부파일

본문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

     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먹기 위해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수천 수만이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제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 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축의금 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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